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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충청권 민주화운동의 효시인 대전 3.8민주의거 제60주년을 경축하며
 
편집부   기사입력  2020/03/12 [10:29]

 

1. 대전 3·8민주의거의 역사적 의의와 전개 과정

대전 3·8민주의거는 196038일부터 10일까지 사흘간 자유당 독재정권의 부정과 부패, 불법적 인권유린에 대항해 대전지역 고등학생들이 민주와 자유, 정의를 위한 순수한 열정으로 불의에 항거한 민주화 운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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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38일 대전고 학생들이 집단 연행되는 장면

 

대전 3·8민주의거는 196038일 대전시 공설운동장에서 개최되는 야당부통령후보인 장면 박사의 선거연설회와 때를 맞추어 경찰의 저지망을 뚫고 대전고등학교 1,000여 명의 학생이 독재타도와 학원의 자유를 외치며 시민들의 환호 속에 격렬하게 전개되었다.

본래 대전시내 고교생들이 연대해 시위에 참가하기로 했지만 사전 발각돼 경찰의 극심한 저지를 받는 가운데 보문고등학교는 39일부터, 대전공업고등학교는 310일부터의 학기말시험(당시는 4월에 새 학기 시작)으로 시위를 봉쇄했으며 9일 저녁에는 또 경찰에서 4개 학교 학생대표 24여명을 연행 구속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10일에는 다시 대전 상업고등학교 학생 600여명이 자유당의 그릇된 정부통령 선거 전략을 규탄하고 구속학생 석방을 요구하며 학원의 자유를 쟁취하기 위한 열렬한 시위를 감행했다.

2. 대전 3·8민주의거의 피해 상황

대전 3·8민주의거 과정에서 수많은 학생이 총개머리판과 방망이로 얻어맞았고, 교복·교모·신발·소지품 등 잃어버린 물건이 수없이 많았으며, 논바닥에 가두어 놓은 인분통에 빠지고 넘어져 곤경에 처하거나 상처가 난 경우도 허다했다. 급기야는 100여명의 학생이 연행 구속돼 고초를 당했다.

한 달 이상을 피신하며 산 학도호국단 간부들도 있었고, 부상으로 오래 동안 병원신세를 지는 학생도 많았다. 특히 두 명의 교사(대전고 조남호, 금종철)가 수갑을 차고 곤봉세례를 받으며 경찰서에 연행되는 애끓는 장면이 있었는가 하면 경찰 방망이로 맞아 고막이 터지고 평생 불구의 몸으로 살아가는 그렇게 처절한 인생(대전고 송병준)도 있다.

3. 대전 3·8민주의거의 영향과 역사적 가치

대전 3·8민주의거는 2·28대구민주화운동, 마산3·15의거와 함께 4.19의거의 직접적인 도화선이 된 충청권 최초의 학생운동이며 지역민주화운동의 효시로 역사적 교훈과 가치가 매우 크다. 그러나 대전 3·8민주의거는 시대 상황과 시민들의 무관심 속에 역사적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다가 오랜 노력 끝에 2·28대구민주화운동, 마산3·15의거 뒤를 이어 2018112일 국가 기념일로 지정되면서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4. 대전 3.8민주의거 제59주년 기념행사

지난 2019년에 처음으로 국가 행사로 거행된 3.8민주의거 제59주년 기념행사는 대전시청 남문광장에서 이낙연 국무총리, 피우진 국가보훈처장, 허태정 대전 시장, 김종천 대전시의회 의장, 설동호 대전광역시 교육감, 김용재 38기념사업회의장, 박범계 국회의원, 3.8민주의거 유공자, 일반시민, 학생 등 약 17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전지역 고등학생들의 밴드 사전공연, 3.8민주의거 이야기를 담은 영상상영과 국민의례, 3.8민주의거 정신을 승화한 음악극 공연, 기념사, 3.8찬가 제창 등의 순서로 성대하게 개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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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청 남문광장에서 개최된 3.8민주의거 제59주년 기념행사 주요 장면

 

한편 3.8민주기념사업회 공동의장인 김용재 시인이 3.8민주의거 관련 자료집 11권을 발간해 3.8민주의거 역사 정립에 크게 기여했다. 그리고 대전교육청에서는 3.8민주의거 제59주년을 계기로 하여 38민주의거의 역사적 교훈과 가치를 학생들에게 내면화하기 위해 각 학교 별로 교과수업과 계기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우리 지역의 숭고한 민주주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하여 민주화 운동이 일어난 장소를 탐방하는 체험형 프로그램 민주시민의 길을 계획하여 적극 추진하고 있다.

그런데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3.8민주의거 제60주년 각종 기념행사가 취소되거나 무기 연기되어 3.8민주의거 정신인 자유·민주·정의·평화를 창조적으로 계승 발전시키는 데에 많은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

5. 대전 3.8민주의거 기념사업 3개 부문 과제

불행 중 다행으로 대전시가 대전충청권 최초의 학생 민주화 운동인 3.8민주의거 제60주년을 맞아 3.8민주의거의 역사적 교훈과 가치를 재조명해 시민의식으로 계승발전시키기 위해 다채로운 3.8민주의거 기념사업을 3개 부문, 15개 세부추진사업으로 마련해 추진한다고 202034일 밝혔다.

1) 대전 3.8민주의거 역사 홍보 부문 과제

역사 홍보 부문에서는 우선, 2018112일 대전충청권 최초의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3.8민주의거를 홍보하기 위해 32일부터 8일까지 7일간을 3.8민주의거 기념주간으로 선정운영한다. 그리고 기획보도와 시청, 대전고 주변 등에 가로기와 현수막 게첨 등 온오프라인 홍보를 강화하고 3.8민주의거의 역사적 의미와 내용을 담은 엠블럼과 슬로건을 공모로 선정해 선포(6)하는 등 3.8민주의거의 숭고한 정신을 널리 알려 대전시민의 자긍심을 높일 계획이다. 또한 미래세대의 주역인 청소년들에게 지역 민주화 운동의 효시로써 4.19혁명의 단초가 된 3.8민주의거의 발단과정과 의의 등을 초중등 교과서에 수록될 수 있도록 교육부, 대전광역시 교육청과 긴밀하게 협의해 나갈 예정이다.

2) 대전 3.8민주의거 역사 기록 부문 과제

역사 기록 부문에서는 우선, 3.8민주의거 참여자들의 38민주의거 준비과정과 구체적인 의거행태, 전개과정 등을 생생하게 구술한 3.8민주의거 아카이브 24인의 증언록인 ‘38민주의거 끝나지 않았다를 발간(3)했다. 그리고 제60주년 3.8민주의거 기념 특별 사진 전시회(6)와 학술세미나를 개최하는 한편, 3.8민주의거 계간지(분기별)60년사(12) 발간 등을 통해 대전의 3.8민주의거 관련 자료와 민주화 운동 기록을 체계적으로 수집보존하고 홍보할 계획이다. 또한 대전시는 3·8민주의거 국가 기념일 품위를 높이고 시민 교육의 장 활용 및 충청권 민주화 운동을 상징하는 3.8민주의거 기념관을 156억 원(국비 58억 원, 시비 98억 원)을 투자해 2022년까지 건립할 계획이다. 그런가 하면 대전시가 발간·배포하는 초등학교 참고도서인우리 고장의 역사와 문화3·8민주의거 내용을 보완해 2021년 중으로 배포할 계획이다.

3) 대전 3.8민주의거 정신 계승 부문 과제

정신 계승 부문에서는 시민들과 함께 3.8민주의거의 역사적 의미와 숭고한 정신을 계승발전시키고 대내외적으로 널리 홍보하기 위해 20203.8일 대전고등학교에서 동구 원동네거리까지 1.15구간을 '3.9민주로'로 지정하고 대전고 앞에서 허태정 대전시장을 비롯해 3.8민주의거에 참여한 핵심 주역들이 모여 '명예도로명' 제정을 선포했다. 그리고 제60주년 3.8민주의거 기념 푸른 음악회, 전국 청소년 영상 공모전(5~10), 3.8학생 백일장(9~11) 등을 개최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대전시가 3·8정신을 대전·세종·충남 정신문화운동으로 승화시켜 지역사회 및 국가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우선 먼저 3.8민주의거로 희생된 애국 시민들을 전수 조사하여 국가유공자로 예우해 주어야 한다. 그리고 대전 3·8민주의거 진원지표지석 제막식을 개최하고, 3·8의거둔지미공원 조형물을 새로 제작하는가 하면, 대전 3.8민주의거 사회교육 프로그램 개발 등 다각적인 기념사업을 전개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6. 김용재 시인의 3.8민주의거 60주년 기념시 ‘3.8민주로에서

3.8민주기념사업회 공동의장인 김용재 시인은 대전고 1학년 학생으로 대전 3.8민주의거에 참가해 독재타도와 학원의 자유를 외치며 격렬하게 시위를 하다가 부상을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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